최범규 기자전국 폐업자 수가 사상 처음으로 100만 명을 넘어선 가운데 충북지역 소상공인 역시 지독한 침체의 늪에 시달리고 있다.
도내 폐업자 수는 해마다 2만 8천명을 넘어서고 있고, 한때 청주지역 최대 상권이었던 성안길은 빈 점포만 늘고 있다.
청주 성안길에서 가방 가게를 운영하고 있는 A(50대)씨.
하루가 멀다 하고 문을 닫는 이웃 점포를 보면, 조만간 닥칠 자신의 일일 수 있다는 생각에 그저 허탈한 심정이다.
예전에는 청주에서 가장 번화한 길이었지만, 지금은 가겟세도 내지 못할 정도로 성안길은 크게 쇠락했다.
A씨는 "20년 동안 성안길에서 영업을 하면서 지금이 가장 힘든 시기인 것 같다"며 "주변 점포들은 언제 문을 닫았는지도 모를 정도로 개업과 폐업을 반복하고 있어 씁쓸하기만 하다"고 토로했다.
성안길에 빈 점포는 세 집 건너 하나일 정도로, 공실률은 이미 심각한 수준이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성안길 공실률은 지난 2022년 24.8%에서 2023년 26.3%, 지난해 31.1%, 올해 1분기에는 31.7%까지 상승했다.
연일 계속되는 폭염에 밖을 돌아다니는 발길도 뚝 끊긴 데다, 최근에는 아울렛 형식의 대형점포가 잇따라 생기면서 소상공인들의 희망은 더욱 어두워지고 있다.
성안길 상인회 홍경표 회장은 "IMF나 코로나 때보다 지금이 경기가 더 나쁜 걸 실감한다"며 "최근 몇 년 동안 금리가 크게 모르면서 상인들은 더 힘들어졌다"고 말했다.
문을 닫는 사업자는 속출하고 있다.
국세청 국세통계를 보면 지난해 충북에서 2만 8659명이 사업을 접은 것으로 집계됐다. 2023년에도 2만 8734명이 폐업했다.
가장 많은 인구가 밀집한 청주가 1만 5458명으로 절반 이상을 차지했고, 혁신도시로 비교적 상권이 활발했던 음성은 2257명, 진천은 1585명이 폐업 신고했다.
까마득한 경기 침체의 늪이 길어지면서 벼랑 끝으로 내몰린 소상공인들의 시름도 더욱 깊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