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 디지털교과서 도입 석달…교육 현장선 여전히 '혼란'

인공지능(AI) 디지털교과서 도입 석달…교육 현장선 여전히 '혼란'

충북 디지털교과서 도입률 약 57%…현장은 '글쎄'
백승아 의원실, 도내 실제 이용률은 10% 불과
교육시민단체 "문제집 수준 디지털교과서 폐기해야"

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1월 16일 오후 서울 여의도 TP타워에서 예비교원을 만나 AI(인공지능) 디지털교과서 활용에 대해 의견을 나누고 있다. 황진환 기자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1월 16일 오후 서울 여의도 TP타워에서 예비교원을 만나 AI(인공지능) 디지털교과서 활용에 대해 의견을 나누고 있다. 황진환 기자
"디지털교과서 도입됐다고 교육 환경이 뭐가 좋아졌죠?"

윤석열 정부 핵심 교육 과제인 인공지능(AI) 디지털교과서가 도입된 지 석 달이 지났지만, 교육 현장에서는 여전히 혼란의 연속이다.
 
충북도내 한 초등학교 현직 교사인 A씨는 AI 디지털교과서로 인해 불편함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로그인 절차가 복잡하고 오류가 많은 데다 학생들이 동시 접속하면 연결이 끊기는 등 여러 애로사항이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A씨는 "기기 결함 이외에도 애초 스마트 기기의 기초적인 사용 방법을 아는 초등학생도 많지 않다"며 "한 명의 교사가 수십 명 학생들의 디지털교과서를 관리·지도해야 해 수업을 진행하기도 벅차다"고 토로했다.
 
초등학교뿐만 아니라 중·고등학교 현장도 마찬가지였다.
 
중학교 현직 교사 B씨는 "디지털교과서는 종이 교과서가 아니다 보니 아이들의 집중력도 떨어지는 것 같고 디지털교과서에서 제공되는 콘텐츠 퀄리티도 온라인 문제집 수준"이라며 "솔직히 디지털교과서 도입 후 교육 환경이 뭐가 나아졌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디지털교과서(AIDT)는 학령인구 감소와 기술 발달로 인해 학생 개개인의 맞춤형 수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면서 올해 3월부터 본격 도입됐다.
 
현재 도내에선 초중고 472곳 가운데 절반이 넘는 268곳에서 디지털교과서를 도입했다.
 
그러나 국회 더불어민주당 백승아 의원실이 교육부에서 받은 자료를 보면, 지난달 31일 기준 도내 AI 교과서의 실제 이용률은 10.1%로 전국 최하위 수준으로 나타났다.

임성민 기자임성민 기자
도입 여부가 논의되던 당시부터 찬반 논란이 있었지만 현장 도입 석달을 맞은 최근 디지털교과서를 이제는 폐기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도내 20여 개 교육·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충북교육연대는 이날 도교육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디지털교과서의 폐기를 촉구했다.
 
이들은 "막대한 예산 소요에도 효과는 전혀 검증되지 않은 온라인 문제집 수준의 AI 디지털 교과서는 즉각 폐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지난달 16일부터 약 2주 동안 AI 디지털교과서의 인식을 알아보기 위해 현장 설문조사를 진행했는데 260명의 응답자 중 78%가 수업 시간에 전혀 사용하지 않는다고 답했다"며 "응답자 약 80%가 디지털교과서 활용으로 교육 격차는 좁혀지지 않았고, 학습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응답했다"고 설명했다.
 
또 "도교육청이 자체 개발한 다차원 학생성장 플랫폼인 '다채움'도 학생과 교사의 개인정보를 무단 사용했단 의혹과 함께 학교에선 진단 검사용으로만 쓰이고 있는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추천기사

스페셜 그룹

청주 많이본 뉴스

중앙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