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멧돼지와 전쟁 속도..."무차별 포획 우려"

충북 멧돼지와 전쟁 속도..."무차별 포획 우려"

하루 평균 63마리꼴 포획..."내년 2월까지 개체수 50% 이상 포획"
마구잡이식 포획, 사체 관리 엉성, 오발 및 도심 역습도 현실화

(사진=자료사진)

 

충청북도가 아프리카돼지열병을 차단하기 위한 야생멧돼지와의 전쟁에 모든 역량을 쏟아붓고 있다.

개체수를 절반으로 줄인다는 건데, 마구잡이식 포획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22일 충청북도 등에 따르면 국내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이 발생한 이후 지난 달 27일부터 현재까지 도내에서 포획된 야생멧돼지는 무려 1627마리다.

도내에서만 야생멧돼지가 하루 평균 63마리꼴로 포획된 것이다.

하지만 도는 내년 2월까지 야생멧돼지 추정 개체수의 50% 이상인 1만 6천마리를 잡는다는 목표 아래 포획에 더욱 박차를 가하고 있다.

전국 최초로 3인 1조의 상설포획단 100개조를 편성, 하루 평균 포획량을 100마리까지 늘릴 계획이다.

남부 3군으로 한정된 순환수렵장을 도내 전 시.군으로 확대하는 방안까지 검토하고 있다.

당초 5억 원 가량에 불과했던 관련 예산은 예비비 등을 포함해 6배 이상 늘어 30억 원 정도를 쏟아부을 예정이다.

충청북도 이상혁 농정국장은 "아프리카돼지열병에 감염된 야생멧돼지가 한 마리라도 유입된다면 사태가 걷잡을 수 없게 된다"며 "상설포획단과 수렵장 확대 등을 통해 야생멧돼지 개체수를 절반 이하로 낮추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처럼 대대적인 야생멧돼지 소탕작전이 벌어지면서 일각에서는 마구잡이식 포획에 따른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올 들어 현재까지 도내에서 포획된 야생멧돼지는 모두 5484마리로 전국 포획량의 10%에 달하고 있다.

그러나 포획은 먹이사슬 등 야생멧돼지 개체 생태에 대한 정교한 분석이나 근거도 없이 이뤄지고 있다.

방역 관리에 가장 핵심인 포획된 야생멧돼지의 사체 관리도 엉성하기는 마찬가지다.

현재까지 도내에서 포획된 야생멧돼지 가운데 불과 8마리에 대해서만 아프리카돼지열병 정밀검사가 이뤄졌을 뿐, 나머지는 모두 수렵인이 자체 소비했다.

총기를 사용한 포획 확대에 따른 오발 사고와 포획을 피하기 위한 멧돼지의 도심 역습은 시간이 지날수록 우려가 아닌 현실이 되고 있다.

도내 한 자치단체 관계자는 "야생멧돼지 포획에 최선을 다하고 있지만 일선에서는 혼란이 있는 것도 사실"이라며 "실효성 등에 의문을 제기하는 경우도 많다"고 말했다.

아프리카돼지열병 차단을 위해 조급하게 야생멧돼지 포획에만 의존할 게 아니라 좀더 세밀한 대응법을 찾는 노력도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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